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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노키즈존’…놀이터가 7만개인데 “놀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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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동동수 작성일22-10-21 20:14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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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지금 당장 어디에서 놀아야 하나. 식당·카페에서 시작된 ‘노키즈존(No Kids Zone)’은 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놀이터는 드물다. 어린이를 환대하지 않는 현실에서 어린이는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놀이터와 학교에서 30여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편의점에서 놀자”

지난 8월26일 부산 동구 A동의 한 편의점. 문을 열자 여자중학교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근처 초등학교의 6학년생 윤아(12)는 진열대를 서성이다 젤리 한 봉을 골랐다. “편의점은 매일 무조건 간다”는 윤아는 능숙하게 가게 바깥 파라솔 벤치에 자리를 잡는다. 편의점 안 테이블은 여중생들이 일찌감치 선점해 핫바와 컵라면을 먹고 있다.

“학교 끝나면 물이나 간식을 사서 친구들이랑 앉아 있어요. 카페보다 싸고 눈치도 덜 보여요. 시원하고요.” 윤아는 친구들이랑 수다 떨 때가 제일 즐겁다. 문제는 그럴 공간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집 근처엔 놀이터가 없고, 학교 앞에 잠시 쉬다 갈 분식집이나 문구점도 없다. 근처 여자중학교도 같은 사정이다. 편의점 점원은 “여기 손님은 거의 다 근처 초등학생, 중학생”이라면서 “학원 가기 전에 여기 앉아서 뭘 먹는다”고 했다.

어린이는 도시 공간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대도시에 거주하는 7~12세의 어린이 10명에게 물었더니 8명이 자기 동네는 어린이가 살기 좋은 곳이 아니라고 했다. 지역은 달라도 “놀 곳이 없다”는 이유는 같았다.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만 17세 이하 전국 아동 44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원하는 아동정책으로 ‘놀이 및 문화시설 확대’가 꼽혔다.
놀 곳 없는 도시의 어린이들은 편의점으로 모인다. 적은 돈으로 잠시나마 공간을 점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업시설이다. 강현미 건축공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편의점이 어린이 놀이터를 대체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예전엔 학교 앞 분식점이나 문구점에서 특별한 목적 없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들의 커뮤니티 활동이었다면 이제는 편의점이나 생활용품점이 그 역할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책 <제3의 장소>에서 가정과 일터(학교)가 아닌 ‘제3의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타인과의 목적 없는 접촉을 통해 교류와 소통이 주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카페, 주점, 서점 등 제3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 역시 그런 곳이 필요하지만 선택지가 좁다. 윤아는 요즘 친구들과 지하철역 근처 노래방에 자주 간다. “6명이 같이 가면 2명만 노래 부르고 나머지는 그냥 휴대폰 보고 게임해요.” 친구와 있을 공간을 얻기 위해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노래방에 간다. 티티섬을 운영하는 도서문화재단씨앗의 엄윤미 이사장은 “도시에서 어린이·청소년이 갈 수 있는 공간 대부분은 학습 혹은 가족을 위한 곳”이라면서 “ ‘제3의 장소’로 꼽을 만한 곳이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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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7858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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