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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전면 백지화' 배민 굴복에도 여론 냉랭…"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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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병차 작성일20-04-12 06:47 조회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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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배민이 수수료 '꼼수인상' 논란을 빚은 오픈리스트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늦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산업계, 1분기 실적 방어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더팩트ㅣ정리=이민주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은 주춤해지는 분위기의 한 주였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완화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50일 만에 하루 발생 확진자가 20명대로 떨어진 날이 나왔습니다. 10일 대구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기록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계 각 분야에서는 다양한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먼저 유통업계에서는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새 요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한 주 내내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배민은 개편 백지화를 선언했습니다.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업체의 의외의 1분기 실적이 큰 주목을 받았고, 금융권에서는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이 재차 연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체면을 구겼습니다. 산업계에서는 적자에 늪에 빠진 유진그룹과 관련해 유경선 회장의 동생 유순태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럼 먼저 백기를 든 배민의 소식을 들어볼까요.

배민은 오픈리스트 도입 10일 만에 이전 체계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으나 소비자들은 "언제 또 수수료를 인상할지 모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배민, 백기 투항에 소비자들 "이전 요금체계도 문제" 목소리

-지난 주 유통업계 화두는 단연 수수료 '꼼수인상' 논란을 빚은 배민이었죠. 배민이 지난 1일 주문 건당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로 요금체계를 개편하자 곧바로 소비자들의 비난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사회 각계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논란에 결국 배민이 꼬리를 내렸죠.

-네, 그렇습니다. 배민은 새 요금체계인 오픈리스트를 도입한 지 10일 만에 이를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습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0일 사과문을 통해 새 요금체계를 폐지하고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했습니다. 향후에는 입점 업주들과 협의해 정책을 변경하겠다면서 협의체 마련도 약속했고요.

-새 요금체계를 도입한 지 10일 만에 없애다니, 반발이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배민 수수료 개편의 파급력은 대단했습니다. 민생과 밀접된 분야다 보니 오픈서비스는 실시 이전부터 소비자들과 소상공인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실시 이후 정치권에서까지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졌고요. 배민의 사과에도 소비자들의 분노는 점점 커져갔습니다.

-결국 논란은 커지고 커져 '배달앱 공룡' 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DH)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걸림돌이 되었고요. 수수료 '꼼수인상' 논란 일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에 대한 고강도 기업결합 심사를 예고했습니다.

-일명 '배민 불매운동'까지 진행 중이죠?

-맞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민을 이용하지 말고 전화로 배달 주문을 하자는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민 애플리케이션(앱) 삭제 운동'도 퍼지고 있고요. 누리꾼들은 '배민 앱을 삭제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하고 삭제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행동에 나서자 배민이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네요. 오픈서비스 백지화를 선언한 만큼 이제는 반발이 잠잠해지겠죠.

-그건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새 요금체계 폐지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의 태도는 여전히 냉랭합니다. "이전 요금체계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과 함께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아이디 luzj****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없던 일로 한다고 해도 또 언제 수수료를 변경해 한국 상인들의 주머니를 털지 모른다"며 "이러려고 배민, 요기요, 배달통을 모조리 인수·합병하는 것이다. 시장을 독점하고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지역별 (공공)앱을 만들어 한국 상인을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외에도 "이전 (요금)체계도 문제다"(solo***), "이제 와서 늦었다. 전화 주문으로 시킬 예정이다. 배민앱으로는 메뉴만 볼 예정"(zmzd***), "이미 삭제했다"(free****) 등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배민이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와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괜한 일을 벌여 두드려 맞았네요. 배민의 시장 내 영향력과 소비자들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전면 백지화 후 들고 나올 새로운 요금체계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7일 시장 예상치를 웃돈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지만 이들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 실적 선방에도 웃지 못하는 산업계…2분기 어쩌나

-IT업계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이 관심을 받았습니다. 증권업계의 우려에도 호실적을 기록하자 실적 공개 당일(7일) 이들 기업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요.

-원래는 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죠.

-네 맞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3% 오른 6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LG전자는 21.1% 증가한 1조904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LG전자가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2년 만입니다. 그야말로 '어닝서프라이즈'인 거죠.

-그런데 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가요.

-사실 1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시기에 속합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게 3월 중순이거든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시점은 사실상 2분기인 거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생산라인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시점도 3월 중순 이후입니다.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면 판매량도 감소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수익성 하락도 피하기 어렵겠네요. 그래서 호실적에도 기뻐할 수 없다는 거군요.

-네. 여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LG전자는 '가전'을 제외하면 이들 기업의 모든 사업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이를 즐길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당장 2분기, 3분기 실적 방어에 나서야 되기 때문이죠.

-그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그 분위기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당장 2분기만 생각해도 다들 예상하지 않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최근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이고 있고, 신규 확진자 수도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관련 분쟁조정안 수용 여부를 두고 은행들이 네 번째 '재연장' 신청을 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중점 과제로 꼽은 키코 사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더팩트 DB

◆ '또 미뤘다'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 연기에 체면 구긴 금감원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그리고 DGB대구은행이 금융감독원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관련 분쟁조정안 수용 여부를 한 차례 미뤄달라고 요구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이들 은행은 '검토 시간 부족'을 이유로 재연장을 요구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사외이사가 지난달 바뀌면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금감원 측이 요구에 응하면서 답변 통보 시한이 한 달 뒤로 연장됐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재연장 신청을 두고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체면을 구겼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던데요.

-네, 재연장 신청이 이번으로 벌써 네 번째이기 때문입니다.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 금감원이 제시한 배상을 수용한 곳은 우리은행 한 곳뿐입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산업은행과 씨티은행이 분쟁 조정 결과를 거절하겠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윤석헌 금감원장이 키코 사태 해결에 힘을 쏟아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키코 문제를 분쟁 조정 아젠다로 올려놓은 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시간 끌기'에 나선 것입니다.

-금감원 말이면 벌벌 떨던 과거의 은행 모습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데요.

-네, 업계에서도 네 번째 재연장을 요청은 세 은행도 결국에는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조차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사안을 시중은행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은행들이 '거절'을 해도 불이익은 없는 건가요?

-금감원 분쟁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수락하지 않아도 은행의 책임은 없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은행들 입장에서는 금감원의 수용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눈 밖에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당국 눈치를 살피느냐고 '거절'이 아닌 '재연장'을 택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다음 달에는 은행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눈여겨봐야겠습니다.

6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에이스홈센터 금천점을 찾은 한 고객이 매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이한림 기자

◆ 신성장동력 '발목' 유진그룹 "올해는 더 힘들어"

-산업계 소식을 들어볼까요. 레미콘, 금융 등 산업 전반에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유진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왔던 건자재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유진그룹 오너인 유경선 회장의 동생 유순태 대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자재 도소매 사업을 하는 그룹 계열사 EHC 대표로 부임하며 책임 경영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며 유 대표의 경영 능력 또한 시험대에 오른 상황입니다. 올해는 더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네. 유순태 대표의 EHC는 건자재 종합 마트 '에이스홈센터'를 출범하며 설립된 신생 회사인데요. 에이스홈센터는 1호점인 금천점을 시작으로, 목동, 용산, 일산점까지 늘리며 외형적으로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요. 사업 초기인 2018년에는 100억 원이 넘는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인이 무엇인가요?

-1인 가구의 증가와 자기 집을 손수 꾸미는 홈임프루브먼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건자재나 공구, 홈인테리어 시장이 과거보다 성장한 것은 사실인데요. EHC의 에이스홈센터 또한 건자재 수요층들이 제품군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한 곳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토어형 건자재 마트'를 꿈꾸며 출범했고요. 특히 미국 홈임프루브먼트업계 1위인 '에이스 하드웨어'와 제휴를 맺고 브랜딩을 가져왔기 때문에 인지도적인 측면에서도 사업 구상단계에서 큰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에이스홈센터는 기대와 달리 마케팅 부문에서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맞았는데요. 1호점인 금천점의 오픈을 앞둔 2018년 초 인근 건자재 중소상인들의 골목상권 침해 주장을 정부가 수용하면서 '개점 연기 3년'을 권고 받았기 때문입니다. 에이스홈센터는 지난달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 끝에 정부의 개점 연기 권고가 옳지 않다는 결과를 받아 냈지만, 사업 초기 법적 공방으로 인한 마케팅 실패는 결국 수익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게 됐습니다.

-어찌됐든 법적 공방 이슈가 해소됐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익성은 기대해도 되지 않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EHC의 대법원 승소가 회사의 경영 환경에 현재보다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진그룹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난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소상인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뿐더러 올해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여전히 영업활동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건자재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케미홈' 브랜드를 론칭한 롯데케미칼이나 LG하우시스, KCC 등 기존 건자재 사업을 진행하는 대기업들의 건자재 도매 시장 진출 또한 견제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기존에 계획했던 수도권 내 20개 점포 확대는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진그룹의 건자재 부문이 올해는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군요. EHC는 지난해 그룹 오너인 유순태 대표가 CEO로 부임하며 200억 원에 가까운 차입금을 유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조달받는 등 책임 경영 차원에서도 반드시 에이스홈센터의 성과를 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다만 올해 유통 경기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여파와 수익성 악화, 위축된 영업활동 여부, 대기업의 시장 진출 우려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켜봐야겠습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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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 보험계열사인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이 사상 최고 수준의 농업지원사업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협생명과 농협손보가 농협금융지주에 낸 농업지원사업비는 각각 761억 원, 107억 원이다. /더팩트 DB

농협생명·손보,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 업계 평균 이하

[더팩트│황원영 기자] 업황 악화로 NH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 내에서도 주요 리스크 관리 대상으로 꼽힌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이 농업지원사업비를 과도하게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6년부터 농협생명·손보 결산배당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농업지원사업비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사실상 배당금을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더팩트>가 농협생명·손보 등 농협금융지주 보험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농협생명이 지난해 금융지주사인 농협금융에 낸 농업지원사업비는 761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2년 신경 분리(신용·경제부분 분리) 이후 최고 수준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2017년 526억 원, 2018년 628억 원 등으로 매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로 107억 원을 냈다. 2018년 83억 원 대비 29%(24억 원) 증가한 수치다. 2017년과 2016년에 각각 12억 원, 14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계열사가 농업중앙회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과거 3개년간 평균 (조정)영업수익에 구간별로 약정된 누진부과율을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 계열사 이익금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농업지원사업비가 늘어날수록 해당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지난해 소폭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저성장·저출산·저금리 등 삼중고로 보험업황 전반이 악화돼 전망은 어둡다. 금융감독원의 2019년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9496억 원(26.8%) 감소했다.

2018년 1141억 원의 적자를 냈던 농협생명은 지난해 40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농협손보도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 농협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8억 원으로, 전년도 20억 원에 비해 24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보험금지급여력(RBC)비율이 양사 모두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한꺼번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 가능한 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모두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보험금지급여력(RBC)비율이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가 지난해 기록한 RBC비율은 각각 192.45%, 212.13%다. /더팩트 DB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2016년부터 결산배당금도 없앴지만, 농업지원사업비가 대폭 늘어나면서 결산배당금을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모두 2016년부터 결산배당을 하지 않았다. 농협생명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결산배당금으로 농협금융에 낸 금액은 2906억 원으로 연평균 727억 원이다. 지난해 농협생명이 농업지원사업비로 지급한 금액은 761억 원으로 사실상 농업지원사업비로 결산배당금을 대체한 셈이다.

농협생명이 지난해 기록한 RBC비율은 192.45%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넘었지만, 생명보험사 평균인 285.03%와 비교해보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2015년 말 207.4%였던 RBC비율은 2016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농협손보도 마찬가지다. 농협손보의 지난해 RBC비율은 212.13%로 손해보험사 평균 241.16%를 밑돌고 있다.

이에 농협금융그룹은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를 주요 리스크 관리 대상에 올려놨다. 지난 1월 농협금융은 리스크관리 결의대회를 열고 금리 기조에 따른 리스크 요인이 가장 큰 곳으로 보험 자회사를 꼽았다. 역마진 보험상품이 늘어나고 운용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촘촘하게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질적 성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갔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자본확충이 중요한 상황에서 농업지원사업비가 늘면 순이익이 줄고 이익잉여금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올해 사상 최저 0%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수익 지속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저금리가 주요 투자처인 채권 수익률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금을 굴려 수익을 얻는다.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채권, 특히 국공채 투자 비중이 높은데 금리 인하로 국채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수익률도 악화된다. 이에 벌어들이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많은 역마진이 심화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9%로, 업계 평균 3.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모두 전년보다 실적 개선을 이루긴 했지만 2016년 수준으로 제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저금리 기조로 이차역마진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구책 마련과 실적 개선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농업지원사업비는 농민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비용이자 농업농촌을 위해 활동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당연히 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계열사에서 골고루 지급하고 있으며 농협금융지주 태생을 고려했을 때 이익창출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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