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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두달 못 버티는데”…아시아나 M&A 불시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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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이호 작성일20-04-09 19:28 조회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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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인수할까 포기할까
1분기 2000억 적자, 일부 자본잠식
인수 미뤄지면 디폴트 우려 커져
포기 땐 최악, 파산·법정관리 길로
산은과 조건변경 재협상 가능성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운행이 중단된 여파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주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아시아나항공이 휘청거리고 있어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비행기가 멈춰 서면서 영업이익은 1분기 2000억원 이상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자본잠식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는 2분기에 더 커질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2조5000억원을 베팅한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어려움을 겪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싼 3가지 시나리오를 점검해봤다.

우선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4월 목표로 정상적으로 인수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달까지 구주 매각(3228억원)과 신주 발행(2조1772억원)으로 ‘한번에’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IB 업계는 “실제 서류상 인수기한은 올해 12월 27일이어서 이달 이후로 미뤄져도 계약상 문제없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이 비상사태인데 현산이 서둘러 인수 절차를 끝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인수작업이 지연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긴급 지원금 1조6000억원은 지난 7일 3000억원 차입을 끝으로 다 썼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90%가 멈췄는데 한 달에 비행기 임차비용(리스비) 등 고정비로 약 2500억원이 새나간다”며 “이 상태라면 두 달 버틸 체력(재무구조)만 남았다”고 말했다. 현금이 말라가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커진다. 항공기 리스료를 한 번이라도 못 갚으면 올해 만기인 4100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채권의 조기 상환 요구가 줄줄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두번째로 현대산업개발이 중도에 인수를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려다 포기한 사례를 되풀이할 수 있다. 당시 한화는 6조3000억원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화는 당시 3150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했고, 이후 소송을 통해 1260억원을 돌려받았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인수를 포기하면 계약금의 10%인 2500억원을 손해 본다. 인수 포기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포기하면 파산이나 법정관리 수순이 아니겠냐”며 “재매각을 한다면 누가 지금 항공사를 사겠나”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재매각 주도권은 늘어난 부채로 금호산업에서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으로 바뀔 수 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로 다시 인수전을 불 지피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산업은행이 과거 대우조선해양처럼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방법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절차와 상관없는 ‘코로나19’ 돌발 변수가 터진 거라 협의는 해볼 만한 상황”이라며 “인수 포기보다 잘 마무리하는 게 산업은행이나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을 미뤄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본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수출입은행과 함께 5000억원 영구채 인수, 8000억원 한도 대출 등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포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조건 변경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산업은행이 조건을 변경하면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했다.

염지현·곽재민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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