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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엑소더스[횡설수설/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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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민준 작성일20-04-10 17:48 조회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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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0시를 기해 인구 1100만의 중국 도시 우한에 대한 봉쇄가 해제됐다.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 76일 만이다. 우한 도심엔 ‘해방’을 자축하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밝혀졌고,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차량들이 속속 빠져나갔다. 기차역과 공항 대합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한에서 일하거나 일시 방문했다가 발이 묶인 외지인만 수백만 명이었다. 이날 하루 우한을 벗어난 사람이 최소 1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전격적 봉쇄 조치가 단행된 1월 23일 이래 우한은 유령도시가 됐다. 대중교통이 끊기고 가게나 업체도 일제히 문 닫으면서 거리는 텅 비었다. 주민들은 집과 거주지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런 조치를 어긴 사람들은 구타당하고 끌려가 구금됐다. 사회주의 통제 국가가 아니고선 불가능했을 가혹한 조치였지만 효과는 뚜렷했다. 매일 수천 명에 달하던 확진자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공식적인 신규 감염자 0명이 되면서 역병을 물리친 ‘영웅도시’가 됐다.

▷하지만 감옥 생활에서 벗어난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길지 않을 듯하다. 조만간 오열과 통곡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우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여 명, 사망자는 2500여 명으로 중국 전체 희생자의 77%에 달한다. 그간 당국은 모든 장례식을 금지하고 묘지도 폐쇄했다. 코로나19든 다른 질병이든 사망하면 즉시 화장해 유골도 가족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야 유골을 찾아가도록 했지만 장례의식을 치르는 것은 아직 금지돼 있다. 이제 장례식이 허용되면 살아남은 자들은 그간 억눌렀던 큰 슬픔을 토해낼 것이다.

▷우한은 거대한 바이러스 배양지이자 퇴치 실험실이었다. 이제 봉인됐던 실험실이 열리면서 우한 엑소더스(대탈출)는 코로나19의 2차 발흥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885명 중 68%인 601명이 무증상자였고, 그중 절반 가까운 279명이 우한이 중심인 후베이성에서 나왔다. 공식 데이터에는 포함되지 않는 이들 무증상자는 비록 전염력은 약하지만 ‘침묵의 운반자’가 되어 언제든 다시 외부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우한 봉쇄는 어느덧 서방의 도시들마저 따라 하는 방역의 모델이 됐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변종 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오명은 ‘우한 폐렴’이란 닉네임과 함께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인간의 치명적 바이러스 감염은 대개 불결한 야생동물 사냥과 도살, 생식에서 비롯됐듯 이번 코로나19 발원도 중국인의 기괴한 식문화가 유력한 용의자였다. 우한은 무엇보다 원시적 야만의 불명예 딱지부터 벗어야 한다.
 
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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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주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이탈리아의 한 요양원에서 한 달 새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와 당국이 원인 규명을 위한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있는 '피오 알베르고 트리불치오' 요양원에서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1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 전역으로 무섭게 확산하며 인명피해가 급증한 3월 한 달 70여명에 숨진 데 이어 4월에도 현재까지 40여명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망자 수치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라고 한다.

사망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과 관련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밀라노를 비롯한 북부지역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라는 점에 비춰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바이러스가 북부를 휩쓸 때 요양원 내 방역 대비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양원에서 일한 한 의사는 요양원 직원들에게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 착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직위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요양원 내 자료에는 이들의 사망 원인이 단순 폐렴이라는 식으로 기재돼 은폐 의혹도 제기된다.

폐렴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자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경찰 등으로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해당 요양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밀라노 검찰은 이와 별도로 요양원 주요 책임자들의 과실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지에선 전국에 산재한 요양원이 코로나19의 방역 사각지대에 너무 오래 방치돼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당수 요양원 사망자들은 코로나19 사후 검사에서 배제되며, 바이러스 의심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보건당국에서 집계하는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도 이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바이러스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조반니 레차 감염병 국장은 "요양원 사망자들이 과소평가돼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언론은 롬바르디아 당국이 지난달 바이러스 환자가 갑자기 폭증하며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자 아무런 대책 없이 일부 환자들을 해당 요양원으로 이송했다고 보도했으나 주 보건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이 요양원은 롬바르디아 주내 최대 규모로, 약 1천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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