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더 사준다는데…美산업계는 왜 떨떠름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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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남리 작성일19-12-17 12:13 조회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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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2년동안 美제품 2배 사겠다고 했지만…현실성 ''의문''
- 대중 수출 물량 확보..공급망 재편·비용 수반 ''불가피''
- 라이트하이저 "中약속 못 지킬 시 제재…2단계 협상은 이행사항 본 후 결정"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리스트에 반도체는 포함하지 말아달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3월 중국이 미·중 무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상품을 추가 구매하겠다고 나서자, 미국 정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중국이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쿼터’가 오히려 자신들에게 ‘굴레’가 될 수 있어서다. 현재 미국 반도체 업체는 생산비용이 비싼 미국 대신 말레이시아 등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값싼 국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산’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국가 간 약속이 이뤄지면 미국 반도체 회사 역시 미국 본토로 공장을 옮기거나 최소한 구매 대상국인 중국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
물건을 더 팔게 해준다고 해도 이에 대해서 거부하는 미국 반도체 업계의 모습은 시장에 의해 형성된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서 2년에 걸쳐 최소 2000억달러의 미국산 제품·서비스를 추가 구입한다고 약속해도 미국 산업계가 떨떠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상품과 서비스를 합쳐 총 1900억달러이다. 이를 2년 만에 2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급망의 재편과 이에 따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에드워드 알덴 외교위원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스몰딜이지만, 비싼 비용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중국이 약속한 추가구매가 ‘실현 가능한지’조차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400억~500억달러어치 매입할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인 ‘팜벨트’(Farm Belt·중서부 농업지대)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판 농산물이 가장 많았던 2012년조차 대중 농산물 수출 규모는 260억달러에 그쳤다.
농업계를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한 로비스트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중 무역갈등이 이미 1여년 정도 이어진 상황에서) 중국 이외의 공급처를 마련했다”며 “대중 수출을 50%나 늘리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성장이 한풀 꺾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구매력 역시 불안하다. 내년 중국의 5%대 성장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1~9월 기준 중국의 수입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한 상태이다. 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구매력 저하가 아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감소와 기업·가계 부채 증가 등 근본적인 부분에서 중국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노무라의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팅 루는 “미국이 중국이 약속했다고 밝힌 농산물 구매 규모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중국 공무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목표치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구매력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수입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기이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닌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이 빠르다.
그러나 보잉기를 추가 구매할 경우, 자연스럽게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 구매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그간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줄어들면서 반사이익을 받았던 브라질·아르헨티나 반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지키지 못할 경우, 미·중 무역합의가 백지화되며 양국의 갈등이 더욱 수렁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90일 안에 중국이 약속을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2단계 협상은 1단계 합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 中, 2년동안 美제품 2배 사겠다고 했지만…현실성 ''의문''
- 대중 수출 물량 확보..공급망 재편·비용 수반 ''불가피''
- 라이트하이저 "中약속 못 지킬 시 제재…2단계 협상은 이행사항 본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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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3월 중국이 미·중 무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상품을 추가 구매하겠다고 나서자, 미국 정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중국이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쿼터’가 오히려 자신들에게 ‘굴레’가 될 수 있어서다. 현재 미국 반도체 업체는 생산비용이 비싼 미국 대신 말레이시아 등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값싼 국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산’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국가 간 약속이 이뤄지면 미국 반도체 회사 역시 미국 본토로 공장을 옮기거나 최소한 구매 대상국인 중국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
물건을 더 팔게 해준다고 해도 이에 대해서 거부하는 미국 반도체 업계의 모습은 시장에 의해 형성된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서 2년에 걸쳐 최소 2000억달러의 미국산 제품·서비스를 추가 구입한다고 약속해도 미국 산업계가 떨떠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상품과 서비스를 합쳐 총 1900억달러이다. 이를 2년 만에 2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급망의 재편과 이에 따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에드워드 알덴 외교위원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스몰딜이지만, 비싼 비용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중국이 약속한 추가구매가 ‘실현 가능한지’조차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400억~500억달러어치 매입할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인 ‘팜벨트’(Farm Belt·중서부 농업지대)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판 농산물이 가장 많았던 2012년조차 대중 농산물 수출 규모는 260억달러에 그쳤다.
농업계를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한 로비스트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중 무역갈등이 이미 1여년 정도 이어진 상황에서) 중국 이외의 공급처를 마련했다”며 “대중 수출을 50%나 늘리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성장이 한풀 꺾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구매력 역시 불안하다. 내년 중국의 5%대 성장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1~9월 기준 중국의 수입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한 상태이다. 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구매력 저하가 아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감소와 기업·가계 부채 증가 등 근본적인 부분에서 중국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노무라의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팅 루는 “미국이 중국이 약속했다고 밝힌 농산물 구매 규모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중국 공무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목표치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구매력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수입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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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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