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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운이 작성일19-12-15 01:42 조회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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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덩달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희망도 옅어지고 있다. /임영무 기자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강력 규제에도 부동산 과열…국민 시각과 동떨어진 靑 인식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지난달 말 서울의 한 결혼식장. 대학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간 웨딩홀에서 오랜만에 본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결혼적령기인 친구들과 만나 안부를 물었고 자연스럽게 결혼 여부를 확인하는 얘기가 오갔다. 몇 해 전 결혼해 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친구는 '애국자' 소리를 들었고, 몇몇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으며 일부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각자 다른 처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집' 문제로 힘들어했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을 넘는 것은 기본이며, 모두 빚을 떠안고 있었다.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자 막연한 꿈이었다. 전셋집을 전전하는 삶을 사는 청년 친구들은 당장 재계약 여부와 보증금 반환 문제를 신경 쓰고 있었다.

때마침 한 친구의 자조적인 말이 귓등을 때렸다. "부모님의 지원 없이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 왜들 그래? 월급 한 푼 안 쓰고 수년을 모아야 겨우 빌라 살 수 있을 걸? 다들 이번 생은 틀렸으니까 즐기면서 살자고." 한자리에 앉아 있던 모두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동의했다.

서울 집값을 두고 요즘도 말이 많다. 지난달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지만 서울 집값은 매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땅값이 2000조 원 올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뿐 아니라 일부 경기 지역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 강남과 인접한 분당과 판교를 비롯해 일산과 부천 등의 부동산 가격도 만만치 않다. 부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보다는 집값이 싼 편이지만 역세·시내권에 있는 아파트 시세는 2~3년 전보다 30%는 올랐다"고 했다.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옅어지고 있는 것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청와대 제공

사실 집값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주거용일 수 있겠으나,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용일 수도 있는 게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강력하게 틀어막아 집값이 안정화됐다면, 진작 과거에서부터 이뤄지지 않았겠나'라는 생각도 든다. 때문에 이런 이유로 집값을 못 잡았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를 탓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경실련이 11일 청와대 참모진들의 집값이 대폭 올랐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거친 참모진들의 부동산 자산이 최근 3년간 40%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아파트값은 3년 새 10억 원 이상 올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일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는 재산이 는 사람도 있고 줄어든 사람도 있고 그대로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소수를 일반화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일부 참모들의 재산이 오른 것일 뿐이라는 말로 읽힌다.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이들과 청와대 일부 참모진들의 집값이 껑충 뛰어올라 시끌시끌한 데도 청와대는 별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다.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대폭 올라버리는 상황에 절망하는 민심과 동떨어진 청와대의 인식은 아쉽다. 지난달 문 대통령이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평가했을 때도 "전혀 현실을 모른다"는 뒷말이 많았다.

들썩이는 집값에 부담을 느끼는 서민은 한둘이 아니다. 부동산 과열 문제와 현실은 분명한 괴리가 있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는 있으나, 이마저도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대 일을 뚫어야 하는 '로또 청약'과도 같다. 정부는 냉정하게 현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다수 서민은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잡히지 않는 집값에 상실감이 더해지고 있다. "반드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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