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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들 가축 쉽게 찾도록 GPS 송신기 개발해 보급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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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다현 작성일19-11-15 06:13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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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로 중앙아시아 유목민 돕는 윤영찬 라이브스톡 대표윤영찬 라이브스톡 대표가 최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사무실에서 GPS송신기를 말 모형에 부착한 뒤 스마트폰 화면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수원=송지수 인턴기자
“특별하거나 뛰어난 기술이 있는 건 아닙니다. 잊히고 사라져 가는 문화와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경기도 수원 장안구의 한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윤영찬(33) 라이브스톡 대표는 창업 2년 차를 맞은 회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사무실 입구에 마련된 작은 선반엔 안테나가 달린 전자제품들이 크기별로 정렬돼 있었다. GPS가 장착된 송신기였다.

“처음엔 오래된 무전기처럼 컸습니다.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제품의 크기는 점점 작아졌지만, 유목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범위는 더 커졌죠.”

테이블에 앉은 윤 대표는 말 인형을 앞에 두고 송신기를 목에 걸었다. 송신기가 불빛을 내며 작동하자 스마트폰 화면에 위치가 표시됐다. 그는 “일상적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는 우리에겐 별것 아니지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생활하는 유목민들에게 이 화면은 보물지도와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 케겐 지역에서 한 유목민이 GPS송신기를 말에 부착하는 모습. 수원=송지수 인턴기자
드넓은 초원에서 가축을 방목해 키우는 유목민들은 수천 년의 유목 역사 가운데 해결하지 못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바로 재산 1호인 가축을 찾아 헤매는 일이다. 잃어버린 말 한 마리를 찾기 위해 15일을 허비하기도 한다. 길 잃은 양은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윤 대표는 “말의 경우 낮에 젖을 짜기 때문에 밤에 풀어 두고 새벽에 찾는데 보통 유목민 가정의 유소년들이 말 찾기에 나선다”며 “3~4시간 지나도록 말을 못 찾을 땐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소수민족 선교에 나선 부모님을 따라 8세부터 10년 동안 중앙아시아 지역에 살았다. 청소년기를 유목민들과 함께 보내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윤 대표는 두 가지를 마음에 새겼다. 첫 번째는 전통적 유목 생활이 지켜가야 할 소중한 문화라는 것, 두 번째는 문명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유목민들에게 자신의 관심 분야인 전자통신기술을 활용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한동대에서 전산전자학을 전공한 그는 과 동기, 동아리 선후배들과 뜻을 모았다. 정부와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통신 인프라 대신 최소한의 전력 사용이 장점인 GPS를 활용해 가축의 목에 매달 수 있는 송신기와 스마트폰 수신기를 방목에 접목하는 게 핵심이었다.

아이디어도 참신했고 비전도 있었지만, 재원이 문제였다. 프로토타입(시제품)까지 만들고도 펀딩에 나서는 이가 없어 프로젝트 중단을 고민할 때 기적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2017년 삼성 투모로우솔루션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기술지원과 후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여름엔 삼성전자의 C-Lab팀과 함께 카자흐스탄 케겐 지역을 방문해 유목민 60가구를 대상으로 심층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라이브스톡의 송신기와 중계기를 사용해 봤더니 하루 평균 3시간씩 가축을 찾으러 다니던 걸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었어요. 초기엔 1회 충전 시 하루 쓸 수 있던 송신기 배터리가 이제 20일 이상 버틸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순방 때는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당시 카자흐스탄 농림부 산하 축산연구소, 알마티 주정부와 방목가축 관리 프로젝트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라이브스톡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돼줬다. 국제사업부와 카자흐스탄에서 사역 중인 기대봉사단이 라이브스톡의 현지 활동을 돕고, 국내에선 연구결과 발표를 위한 자료집 제작과 콘텐츠 홍보를 맡는다.

윤 대표는 “단순히 비즈니스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이웃이 걸어갈 더 좋은 길을 내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교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교사 자녀(MK)로서의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브스톡 사무실은 매주 월요일 아침 예배공간으로 변한다. 5명의 팀원이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하고 교제를 나눈다. 최근엔 라이브스톡 제품을 목에 단 가축들의 이동경로가 데이터로 집약돼 수출 인증을 통과하고 유목민들이 생산하는 축산물이 소비자들의 식탁을 건강하게 만드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을 기도제목으로 정했다.

윤 대표는 “가축(livestock)에 그치지 않고 유목문화와 삶의 이야기(live’s talk)를 전하는 도구로 쓰임받을 라이브스톡을 기대해 달라”며 응원을 요청했다.

수원=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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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이도 분석[서울신문]
국어 독서영역 경제 지문 고난도 출제
이해·분석 능력 요구… 체감 난도 상승


수학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
중간 난도 비중 커 중·상위권에 변수로
영어 신유형 없어 1등급 6% 넘어설 것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심봉섭 수능 출제위원장이 출제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심 위원장은 “수능 기본 취지에 맞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왼쪽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성기선 원장.세종 연합뉴스올해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19학년도 수능에 비해 쉽거나 비슷했지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상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은 지난해 ‘국어 31번’ 문항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해 난도가 다소 낮아졌으나 독서영역에서의 고난도 지문과 문제가 수험생들의 진땀을 뺐다. 수학은 지난해와 비슷하나 중위권 학생들이 고전했을 것으로 평가됐다. 영어는 대체로 평이한 지문과 문제유형이 출제됐다.국어영역에서는 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되고 지문의 전반적인 난도도 낮아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대부분의 지문이 EBS와 연계 출제됐으며 연계되지 않은 지문도 지나치게 길지 않았고 배경지식이 없어도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예년 수능에서는 독서영역의 인문과 과학 지문 분량이 2200~2300자가량이었지만 이번 수능에서는 1500~1600자로 대폭 짧아졌다.

문학영역에서는 신계영의 ‘월선헌십육경가’와 권근의 ‘어촌기’를 묶은 고전시가·수필 복합지문(21~25번)이 다소 어려웠지만 ‘월선헌십육경가’는 EBS에서 다뤄진 작품인 데다 EBS 연계 지문이 아닌 권근의 ‘어촌기’도 현대수필에 가까웠다. 독서영역에서 장기 이식과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를 다룬 과학 지문(26~29번)도 레트로바이러스가 EBS 교재에서 다뤄진 개념이었으며 문과 학생들에게도 문턱이 낮은 지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독서영역에서 BIS 자기자본비율과 바젤협약을 다룬 경제 관련 지문(37~42번)은 ‘킬러 지문’이라 할 만했다. 김 교사는 “지문의 분량이 길지만 지문 안에서 주요 개념들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BIS의 개념이 바젤협약 Ⅰ, Ⅱ, Ⅲ을 거치면서 변화하는데 각각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 풀이에 활용했는지 여부에서 변별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계영의 ‘월선헌십육경가’는 EBS 교재에 제시되지 않은 부분이 일부 포함됐으며 작품에 대한 해설을 바탕으로 감상하는 22번 문항이 고난도로 꼽힌다.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는 “‘월선헌십육경가’의 해석 여부에 따라 문학의 체감 난이도가 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입시업계에서는 국어영역에 대해 “2019학년도 수능보다 쉬웠지만 변별력은 있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어 지난해 수능 대비 다소 쉽다고 볼 수 있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가됐다. 계산이나 공식을 단순히 적용하는 문항은 지양하고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충실히 이해한 뒤 종합적인 사고력을 거쳐야 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수학영역에서도 초고난도 문제는 지양하는 대신 중간 난도의 문제 비중이 커져 상위권보다 중위권에서 변별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교사들은 내다봤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고난도 문항은 줄고 중간 난도 문항은 늘어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최상위권 수험생은 매년 ‘킬러 문항’으로 출제되는 30번 문항을 푸는 게 예년보다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금촌고 교사는 “중위권에서도 계산 위주의 문제 풀이를 주로 연습한 수험생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고,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리를 병행한 학생은 충분히 실력을 발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학 가형보다 수학 나형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중위권 수험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 팀장은 “중위권 수험생들에게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다수 출제돼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신유형의 문제가 없었고 지문은 EBS를 중심으로 학습한 수험생들은 쉽게 접근했을 것”이라면서 “일부 지문은 문장이 어려워 중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영역은 원점수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교사단은 지난해 수능에서 5.3%, 9월 모의평가에서 5.9%였던 1등급 학생 비율이 이번 수능에서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영역별로 난이도가 널뛰지 않은 점도 이번 수능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영역에 따른 유불리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국어영역에서 원점수 91~92점, 수학 가형에서 92점, 나형에서 84점(오후 8시 기준)이 1등급 ‘커트라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문과에서는 국어와 수학이, 이과에서는 국어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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