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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사일 '北 전자방패' 뚫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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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이호 작성일19-11-07 09:14 조회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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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도는 文정부] [3] 외교안보
軍 "현무 등 미사일 유도장치 北 전자戰에 교란될 수 있다"
北미사일 제압할 킬체인 위기… 軍 뒤늦게 대응기술 도입 나서


우리 군이 대북(對北) 우위를 주장해 온 지대지탄도미사일 등 주요 유도무기들에 대해 "북한의 전자전(電子戰)에 취약하다"는 자체 진단을 내린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근 미사일 등 유도무기에 장착되는 탐색기가 북한의 전자전에 교란될 수 있다는 내부 진단이 있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신기술 도입 등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군 수뇌부는 북한의 최근 신종 미사일 도발에 대해 "사전 제압이 가능하며, 방어 또한 문제없다"고 해왔다. 하지만 북 전자전에 미사일 유도 체계가 무력화될 경우 우리 군의 북핵·미사일 대응엔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다.

북한의 전자전은 유도미사일에 장착된 '탐색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탐색기가 사용하는 주파수를 교란하는 원리다. 탐색기는 움직이는 목표물 타격에 필요한 장치로, 무력화되면 현무 등의 유도미사일이 북한군 이동식발사대(TEL), 함정 등을 때릴 수 없다. 북한은 이미 TEL과 고체연료 도입으로 미사일 전개 시간을 대폭 단축해 도발 징후를 사전 탐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전자전을 통한 방어 능력까지 완비할 경우 우리 군이 구축해온 '3축 체계'의 핵심인 킬체인(선제공격) 능력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미국은 적성국의 전자전에 대비해 패트리엇-3 등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탐색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결속력이 급속 이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가 징용 배상 판결과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겪으며 '전후 최악'에 빠진 게 결정적 원인이다. 여기에다 한국 정부가 대일(對日) 보복 조치로 택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카드는 미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육군 지대지미사일 현무Ⅱ 탄도미사일 발사. /연합뉴스
중·러의 연합 전폭기 편대가 지난 7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영공을 유린한 것은 위기에 처한 3각 공조의 현주소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외교가에선 "대한민국이 오면초가(五面楚歌)에 빠졌다"는 말이 오르내린다. 북·중·러뿐 아니라 전통적 우방인 미·일과도 삐걱대는 한국의 처지를 풍자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외친 2년 반 동안 안보 분야에서는 주로 군축(軍縮)이 이뤄졌고, 북한 등 외부 세력의 위협은 가중돼 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의 대비 태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군 안팎에서는 "안보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가장 두드러진 건 북한이 '신형 4종 세트' 등 미사일·방사포 도발을 하며 기술을 과시하는데 우리 군의 대응 능력에는 뚜렷한 향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과 사드 갈등 이후 우리는 중국 측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을 약속한 반면, 북한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회피할 기술을 대부분 완성했다. 국방부는 작년 참수부대에 배정된 예산의 5%만을 집행했고, 특수전 장비를 남수단 파병부대에 넘기기도 했다. 3축 체계 중 북한 지휘부 타격을 골자로 하는 대량응징보복(KMPR)마저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 1년여간 '과감한' 군축에 나섰다. 전방 군단에 배치된 무인정찰기(UAV)의 북한 장사정포 등 대북 표적 식별률은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방 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못 하면서 여러 훈련장이 폐쇄됐다. 북한과 같은 수의 GP(감시초소)를 폐쇄했다. 남북 간 GP의 격차는 2배에서 3배로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북한 도발에 대비한 주요 한·미 연합훈련들은 "비핵화 협상을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줄줄이 축소·유예·폐지됐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용수 기자]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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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시드니 폴락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의 전설적 소울(soul) 보컬 명인 어리사 프랭클린이 부른 한 노래의 제작 과정을 담아냈다고 한다. 이 노래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다. 영화를 아직 보진 못했지만, 음반에 실린 소리만으로도 그 현장을 느낄 수 있다. 간절한 허밍으로 시작해 10분간 지속하는 그녀의 음성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를 영적 신비에 빠져들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캬! 이게 바로 ‘소울’이지.”

현대 음악사에서 이 노래는 종교성을 넘어 매우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포크 싱어 주디 갈런드의 영롱한 아카펠라 버전도 유명한데, 어리사의 노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감동을 전한다. 이 버전은 놀랍게도 1970년 빌보드 차트 톱 10에 올랐다. 2011년 U2의 ‘360도 투어’ 콘서트에서 불린 로큰롤 버전도 멋지고, 흑인 여성 성악가 캐서린 배틀이 부른 클래식 버전도 참 좋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많은 어메이징 그레이스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낮은 목소리로 어설프게 불렀던 버전일 것이다.

2015년 6월 17일 백인 청년 딜런 루프는 미국 찰스턴의 흑인교회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를 비롯해 9명의 성도가 끔찍하게 희생됐다. 찰스턴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갑자기 이 노래를 불렀다. 청중은 뜻밖의 노래에 당황하면서도 이내 다 함께 노래하며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는 희생자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하나님께서 미국에도 은혜를 내려주시길”이라고 기원하고는 추도사를 마쳤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장면을 “역대 최고의 사회 통합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화제가 됐다.

이 노래는 잘 알려진 대로 전직 노예상이었지만 하나님 은총을 체험하고 회심해 목사가 된 존 뉴턴이 1747년 작사했다. 존 뉴턴은 처음 믿기 시작한 그 시간엔 신앙과 노예를 팔아넘기는 행위 사이의 모순을 인식하진 못했다. 회심 이후 30여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선한 양심에 사로잡혔다. 이렇게 내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이제라도 내가 범한 잘못과 관습을 바로잡고자 한다.” 그의 고백과 노래는 영국 내에서 노예제 폐지 운동으로 이어졌다.

이 노래는 곧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멜로디를 입고 영국보다 훨씬 더 큰 호응을 얻으면서 미국의 ‘영적 국가’로 불리게 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이 노래의 곡조는 그 기원이 정확하지 않다. 유력한 학설은 미국에 건너간 후 ‘흑인영가’(Negro Spiritual)의 곡조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이 학설이 맞는다면 비록 노예상이었지만 회심 후 노예 해방에 앞장선 백인 목사가 작사하고, 억울하게 노예로 끌려온 흑인 음악인이 작곡한 곡이 된다. 완벽한 은총의 콜라보인 셈이다. 이 노래는 흑인과 백인뿐 아니라 체로키 인디언 회중에도 사랑받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찬송이 됐다. 이 노래를 사랑한 사람은 결코 동질적인 그룹이 아니다. 이 노래는 민권 운동 현장과 해방신학자의 투쟁 장소나 보수적인 복음주의 부흥회에서도 회중을 사로잡으며 이들을 하나님 은혜의 자리로 초청한다.

올해 한국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화두는 ‘갈등’과 ‘분열’이다. 수많은 논쟁거리로 서로 나눠 상대를 비방하고 저주하고 조롱한다. 이 가운데 우리 영혼이 파괴되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모두가 이 갈등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현실 속에 옳고 그름을 넘어 지금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오늘 이 땅의 교회가 잃어버린 가장 소중한 복음은 무엇인가. ‘값싼 은혜’가 자칫 교회와 사회의 부조리를 용인하는 수단이 될까 경계하는 시선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손가락질하는 모든 사람에게 향한 하나님 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기독교의 본질은 ‘응보’(Karma)가 아니라 ‘놀라운 은혜’다. “놀라운 은혜,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그 은혜, 나 같은 죄인을 구했네. 잃었던 생명을 찾았고, 눈멀었던 나 이제 눈뜨네.”

윤영훈 성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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