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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9일 청각장애 학생들은 어떻게 운동회를 할까?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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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병차 작성일19-10-09 15:01 조회1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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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69년 10월9일 청각장애 학생들은 어떻게 운동회를 할까?

1969년 10월9일자 경향신문 4면
운동회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운동회를 대비해 피구, 줄다리기 등 갖가지 종목을 연습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신나는 것은 부모님이 싸오신 도시락을 먹는 일이었지만요.

50년 전 오늘, 서울 종로의 한 학교에선 조금 특별한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청각장애 청소년들이 모인 국립서울농아학교(현 서울농학교)에서 열린 행사입니다. 1969년 10월9일자 신문에는 감동적인 이날의 운동회 면면이 구체적으로 담겼는데요. 이들의 운동회는 어떻게 달랐을까요?

기사는 “다른 학교 응원과 다른 점은 열띤 함성은 발음이 분명치 않고 북소리가 유난히 큰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이 ‘소리듣기’ 종목으로 겨뤘다는 점입니다. 소리듣기란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나무 막대를 딱딱 쳐 소리를 내면 소리나는 쪽을 향해 좇아가는 경기입니다. 귀가 잘 들리는 사람도 반대 방향으로 가는 등 어려운 것인데요. 이날 청각장애 청소년들은 나무 막대 대신 더 소리가 큰 북을 사용했습니다. ‘둥둥’ 북을 울리면, 학생들은 공기를 타고 피부에 와닿는 진동을 감지해 뜀박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사는 “눈마저 가리자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감각이 마비된 학생들은 오관 중 남은 느낌만으로 이 소리르 좇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이 일반 학교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날쌔게 달렸다고 전했습니다. 매스게임(음악에 맞춰 체조나 연기를 하는 것) 또한 박차에 맞춰 척척 해냈다고 하네요. 장애도 운동회를 즐기겠다는 어린이들에겐 장애물이 될 수 없나 봅니다.

■2009년 10월9일 쓰는 사람 대접 못 받는…‘한글’

한글날입니다. 올해로 573돌이라고 합니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563번째 한글날을 맞아 ‘일그러진 한글, 한글날’ 기획을 선보였습니다. 이날 신문엔 이명박 당시 정부가 정책 이름이나 구호 등에 영어를 남용하는 등 ‘한글파괴’에 앞장선다는 기사가 실렸는데요.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영어’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2008년 1월 이경숙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장이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가서 ‘오렌지’를 달라고 했던 못 알아들어서 ‘아륀지’라고 했더니 알아듣더라”고 한 것은 지금도 종종 회자됩니다. 이날 장도리 만평은 이 같은 상황을 보여줍니다.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혀수술을 하거나, 직무와 관련없이 특정 점수 이상의 영어시험성적 요구2009년 10월9일자 ‘장도리’
하는 등 ‘영어지상주의’가 판치면서도 세종대왕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역설을 풍자한 것이지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외래어 사용은 더 많아졌고, 토익 등 영어점수에 대한 중요성도 여전히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죠. 되려 ‘기본 중 기본’이 되었다고 할까요.

오늘 하루는 외래어 대신 고운 우리 말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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