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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시커먼 택시가 와”…노인을 위한 택시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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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동동수 작성일22-11-10 21:22 조회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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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사는 신아무개(82) 할머니는 일주일에 두번 이상 택시를 탄다. 주로 마포역에서 아들집이 있는 북아현동으로 가는데, 짧은 거리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 택시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3시께 아현동 서울 서부지방법원 근처에서 만난 신씨는 “오늘은 택시가 영 잡히지 않아서 천천히 걸어가보고 있다”고 말하며 힘들게 발걸음을 옮겼다.

신씨는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택시호출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에게 부탁해 설치했지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신씨가 쓰기에 너무 화면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아들이 가르쳐준 대로 매번 ‘최근 사용내역’에 있는 아들집 주소를 눌렀지만, 택시는 번번이 길 건너편에 도착해 있었다. 화면을 잘못눌러 고급택시인 ‘카카오 블랙’이 예약됐지만 취소할 줄을 몰라 비싼 돈을 내고 탔던 적도 있다. 신씨는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그냥 손 흔들어서 택시 타는 게 훨씬 편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택시호출 앱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됐지만, 노인들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 택시기사 최영규(64)씨는 “60대만 돼도 90% 이상이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는다. 카카오티(T)로 호출하는 10%도 대부분 자녀나 손주들이 잡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은 거리에서 손 흔들며 택시를 잡아보지만 예약 택시들을 보내며 기다리기 일쑤다. 지난 13일 마포구에서 홀로 사는 김진자(80) 할머니는 서울지하철 망원역 앞에서 예약 택시를 여러대 보낸 뒤 10여분 기다리다 겨우 빈 택시를 잡아탔다. 김씨는 “2∼3년 전만해도 망원역 2번 출구에는 빈 택시들이 줄지어 있어 택시 잡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는데, 요새는 아무리 기다려도 예약된 택시만 지나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자가 택시 앱 사용을 권유하자 “잘 보이지도 않아서 못 쓰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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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조금만 개선해도 노년층의 활용도는 높아진다. ‘시스템 디자인 요소 개선이 시니어의 비대면 서비스 사용 의도에 미치는 영향’(2020,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안윤아 석사논문)을 보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실험에 참여한 대졸 이상 60∼69살 남녀 6명 모두 호출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러나 연구진이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출발지와 목적지 등을 순차적으로 입력할 수 있게 바꾸자 ‘무엇을 눌러야 할지 설명이 있어 좋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서비스 사용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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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article/028/00026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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