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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11일 남부 요충지 도시 헤르손을 되찾았다.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에 이 도시를 빼앗긴 지 8개월 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을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군인들이 도시(헤르손)로 진입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이미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퇴각한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를 탈환하며 60개 이상의 민간이 거주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된 뒤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돌파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도시 탈환의 기쁨을 만끽하며 주말 내내 환호했다. 헤르손뿐 아니라 수도 키이우와 남부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시민들은 헤르손시 탈환을 축하하며 거리로 달려 나와 박수를 치고 춤을 췄다. 헤르손시 중심에서 가까운 작은 마을 주민인 발렌티나 부가일로바(61)는 도시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군을 환영하며 “지난 이틀 동안 20년은 젊어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중심에 선 우크라이나군을 부둥켜안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국기를 몸에 두른 시민들은 꽃을 들고나와 군인들에게 선물하고, 다 함께 거리를 행진했다. 광장의 중심에 선 우크라이나 군인은 한 영상에서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채 “우리는 견뎠다. 우리는 기다렸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11∼12일 <에이피>(AP) 등 외신 보도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 남은 러시아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길가에 설치된 러시아 국기가 그려진 광고판을 뜯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퇴각하면서 2000여개에 달하는 지뢰와 지뢰선, 아직 터지지 않은 포탄들을 남겨놓고 떠났다. 소셜 미디어에는 러시아군이 일부러 가정집 내부 시설을 파괴한 흔적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공유되고 있다. 도시에는 현재 물이 끊기고 의약품, 식량, 응급 처치 용품 등이 모두 부족한 상태다. 인근 도시인 미콜라이우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애초 이 지역에는 우크라이나 시민 32만명이 거주했지만 지금은 7~8만명 정도만 남은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르손에서 철수하기 전 점령자들은 통신, 수도, 난방, 전기 등 모든 주요 기반시설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일 러시아가 “모든 곳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것이다. 나를 믿어달라”고 했다. 13일 현재 우크라이나 경찰 병력이 헤르손시에 진입했다. 순차적으로 구조 병력과 에너지 시설 등 복구를 위한 인력도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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