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민화의 벤처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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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남리 작성일19-08-05 00:43 조회2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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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별세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 벤처산업의 정신을 대표한 인물이었다. 그가 1985년 창업한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은 벤처 타이틀을 단 국내 최초 기업이었다. 당대 많은 한국인들이 이민화와 메디슨을 통해 처음으로 벤처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메디슨은 '세상에 없던' 기업이었다. 사내에 특별 사업부를 두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여기서 성과물이 나오면 독립시키는 신개념 경영을 도입했다. 이런 식으로 메디슨을 거쳐 독립한 직원이 100명도 넘는다. 메디슨은 '벤처 사관학교'였고 이민화는 교장이었다.
기업인으로서 이민화는 부침을 겪었다. 그는 2001년 메디슨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벤처 경영인' 대신 '벤처 전도사'로 활동 무대를 바꿨다. 강의와 집필, 기고, 자문 활동을 가리지 않고 벤처 정신을 설파하는 데 발품을 팔았다. 그 활동이 작고 직전까지 이어졌다. 한국의 미래 산업을 취재하는 기자 중에서 이 교수와 통화하지 않은 기자는 거의 없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그는 어떤 질문에도 나름의 대안을 갖고 설명하는 취재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4차 산업혁명은 이 교수가 마지막까지 매달린 화두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4차 산업혁명에 있음을 피를 토하듯 주장하곤 했다. 규제 혁파와 데이터 공유, 창의 인재 육성을 그만큼 많이 강조한 사람도 드물다.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행한 강연 주제도 4차 산업혁명이었다고 한다. 이 교수가 벤처와 4차 산업혁명 두 가지 주제에 평생을 바친 것은 그것이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청년들이 맘껏 창의력을 발휘할 공간으로서 벤처, 한국이 퍼스트무버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로서 4차 산업혁명의 가치를 일찌감치 꿰뚫어봤던 것이다. 한국이 이만큼이나마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쏟게 된 데는 이 교수의 공이 작지 않다. 그의 별세로 미래 산업 방향을 제시하며 정부에는 쓴소리를 마다 않던 목탁을 잃게 됐다.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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