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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삶의 위대함을 존엄한 죽음으로 완성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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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운이 작성일20-04-20 21:08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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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박중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대 의학은 편히 삶을 마감할 기회조차 지워버리고 있다. 2009년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최선은 곧 선행’이라는 의사들의 오랜 믿음을 깨뜨렸다. 사건 이후 자기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서둘러 제정됐다. ‘웰빙’ 열풍은 의미 없는 고통을 겪지 않으면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웰다잉’으로 대체됐다. 의료계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질병과 싸우기 위한 경쟁에만 몰두하던 병원들이 하나둘씩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인간이 삶의 마지막까지 자기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의료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존엄한 죽음을 통해 한 사람의 삶을 완성하는 것이기에 의학의 힘만으로는 그 역할을 완성할 수 없다.

내게는 잊지 못할 환자가 있다. 25세에 자궁경부암이 온몸으로 퍼진 여성 환자였다. 그는 미혼모 상태에서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를 출산한 후 바로 항암 치료에 들어갔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아이 아빠는 연락이 끊겼고 이혼한 친부모도 찾아오지 않았다. 더 이상의 항암 치료가 불가능하자 극심한 우울증으로 모든 사람과 대화를 거부한 채 종일 침대에서 울며 죽음을 기다렸다. 우리는 어떻게 그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고, 가장 시급한 것은 엄마라는 울타리란 결론을 내렸다. 그 역할은 간병도우미가 맡았다. 사정이 딱하다고 마냥 끌려다니지 않고 심한 응석과 투정에는 야단도 치고 의젓한 모습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마치 친엄마처럼 대했다. 어느샌가 그는 간병도우미를 엄마라고 부르고 다른 사람과도 대화를 시작했다. 투여되던 진통제는 10분의 1로 줄었다.

그는 또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는 법을 배워 사진작가처럼 매일 병원의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인화해 갖다주면 다른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선물하며 죽음의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고 평온하게 임종을 맞았다.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로 전원 온 지 42일 만이었다.

물론 모든 환자가 평화로운 마무리를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죽음의 두려움 앞에 속절없이 휘둘리지 않고 의연하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환자를 볼 때마다 인간의 위대함이 단지 생명의 가치에만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삶의 위대함은 존엄한 죽음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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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식사·활동량 매일 점검
칼슘·비타민D·아연 함께 섭취
정상 성장 막는 비만 예방해야


성장기 자녀 건강관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지던 개학이 결국 ‘온라인’ 형태로 이뤄졌다. 개학은 했지만 아이들의 외부 활동 제한, 운동량 부족, 불규칙한 생활 등은 여전히 남는다. 이는 건강 문제를 넘어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생활 패턴을 무너뜨리기 쉽고, 이는 아이의 성장에 직격타로 작용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성장 발육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아이 성장을 위해 꼭 챙겨야 할 요소를 짚어봤다.

교육부의 ‘2018년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초·중·고 학생 모두 아침 식사 결식률이 각각 4.16→6.07%, 12.04→16.23%, 14.5→19.69%로 증가했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도 늘었다. 반면에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과 채소 섭취율은 동반 하락했다.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저체중이나 비만이 되기 쉬운 조건이다.

저체중은 중추신경계나 소화기 등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편식 및 아침 결식이 큰 요인이다. 비만은 유전적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 고지방·고열량 섭취 증가를 비롯한 식습관, 운동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아동·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저체중·비만 초래하는 영양 불균형

특히 비만은 성조숙증을 가속한다. 성장판을 닫히게 하고 결국 키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영양 불균형은 저체중과 비만을 초래하고 이는 아이들의 정상적인 성장 발육을 방해한다.

일상이 흐트러지기 쉬운 만큼 생활 패턴을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 중 ‘어린이를 위한 식생활 지침’을 통해 식생활 필수 요소를 제시했다. 지침에는 ▶음식은 다양하게 골고루 ▶많이 움직이고 먹는 양은 알맞게 ▶식사는 제때에 싱겁게 ▶간식은 안전하고 슬기롭게 ▶식사는 가족과 함께 예의 바르게 등이 담겼다. 간단한 지침과 방향 설정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성장 방해 요소인 비만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강도의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경우 보통 하루 1시간 이상의 신체 활동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야외 활동이 어려운 요즘에는 제한적이다. 이때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매일 잠들기 전 몸 전체가 늘어나는 느낌이 들도록 어깨·팔다리 등의 근육을 자극하고 늘리는 동작을 한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스트레칭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요소인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교감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려대 운동생리학 이수경 박사는 “뼈 성장에 도움을 주는 칼슘이나 칼슘 농도를 조절해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D,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인 아연을 함께 섭취하는 것도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칼슘은 한국인에게 늘 부족한 영양 성분이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아동의 69%, 10~18세 청소년의 83%가 칼슘 섭취가 부족한 상황이다. 우유 섭취까지 줄고 있어 추가적인 보충이 필요하다.

비타민D의 급원 식품은 달걀노른자·버터·우유 등이 있지만 음식물 섭취만으로 보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적당한 야외 활동으로 햇빛을 쐬어 체내 비타민D가 잘 생성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최근 야외 활동이 어려워 체내 비타민D가 결핍되기 쉽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칼슘의 장내 흡수가 제대로 안 돼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성장 장애나 뼈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식품으로는 꾸준히 섭취하기 어려워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키 성장 돕는 황기 추출물 등 복합물

추가로 키 성장을 위한 성장인자나 성장 단백질 생성에 도움을 주는 성분도 필요하다. ‘황기 추출물 등 복합물(HT042)’이 대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최초로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유일하게 인정한 성분이다. 실제 국내 만 7~12세 97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에 HT042를 3개월 섭취하게 한 결과, 체내 성장인자결합 단백질 농도가 평균 3091.6ng/ml에서 3401.9ng/ml로 증가하고 키가 평균 2.25㎝ 자랐다. 반면 미섭취군은 1.92㎝ 자라는 데 그쳤고 성장인자결합 단백질 농도도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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