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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총리 “등교 시기 5월 초 발표” / 싱가포르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 방역당국 의견 듣고 신중 기해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어제 “늦어도 5월 초에는 등교개학 시기와 방법을 국민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제반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교육부에 지시했다. 정 총리는 초·중·고 등교개학과 관련해 “적어도 일주일의 준비기간은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라며 “입시를 앞둔 고3·중3 학생들을 우선 고려해 이들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했다. 5월11일이 등교개학 시점으로 거론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 것을 반영한 판단이다.

기약 없는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학생들을 마냥 집에만 묶어둘 수는 없다. 앞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확진자 50명 이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9일 연속 10명 안팎을 유지해 어느 정도 조건은 갖춘 셈이다. 교육현장의 준비 태세가 문제다. 학교에서 방역조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관련 지침이나 자원이 확보됐는지, 교직원이 방역수칙을 충분히 숙지하고 실행할 준비를 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등교개학 후 방역조치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 여부가 중요하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무사히 넘기느냐도 관건이다.

등교개학 여부를 단순히 확진자 수나 감염경로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정 총리도 “정말 쉽지 않은 문제”라고 토로하지 않았는가. 방역당국은 등교개학 방법과 시기를 결정할 때 일상생활과 경제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보수적이고 높은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옳은 판단이다.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싱가포르는 지난달 23일 초·중·고 등교개학을 서둘렀다가 감염이 확산돼 2주 만에 다시 휴교에 들어갔다. 섣부른 결정은 화를 키운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된 첫 주말에 전국의 공원·유원지 등에 상춘 인파가 몰렸다. 주말 고속도로 이용량이 작년 90% 수준이었다고 한다.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심하다가 그동안 애써 쌓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 안 된다. 현재 초·중·고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교육 당국이 무리해서 등교를 강행할 필요가 없다. 학사 일정 차질보다 방역이 더 중요하다. 방역당국과 교육현장의 의견을 무겁게 듣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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